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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키토에 온지 한달 남짓. 

오자 마자 독한 목감기에 걸려 날씨 적응하느라 고생도 하고 

이방인들을 노골적으로 쳐다보며 신기해 하는 눈빛을 보내는 그들이 나도 낮설다. 

아직 거리를 걷는 것도 어색해 살짝 설렘 반 긴장 반으로 가본 키도의 구시가지 라론다는 

치안도 좋아서 걱정없이 다닐 수 있는 이국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아름다운 거리였다.


라론다는 1978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구시가지가 스페인 풍으로 잘 보존 되어있어 

마치 유럽 어느 도시의 골목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울퉁 불퉁한 돌길을 따라 아기자기하게 줄지어선 상점들, 지나는 식당마다 남미의 정열적인 기타 소리에 맞춘 탱고가 흘러나오고

빛 바랜 페인트 칠 벽으로  정교한 문양의 철장식 발코니가 멋지게 어울린다.

발코니 사이로 고개를 삐쭉 내민 알록달록한 꽃들을 보고 있자면 공예품들의 화려한 색채가 자연을 닮아 그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도 자연을 닮아 낯선 이 에게도 언제나 눈을 맞추고 "부에나스 따르데스" 화사한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그래서 인지 사시사철 꽃이 만개한 이 나라의 날씨가 부럽기만 하다.















생각보다 싸지 않은 물가에 지갑 열기가 빡빡한 여행객에게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상점 주인은 옥상에도 올라가 보라며 넉넉한 선심을 쓴다.

옥상에 올라가니 라론다의 구시가지 중심에 있는 언덕 위 천사상과 마치 그 동상에 보호를 받는 듯한 낡은 주택 들이 한 눈에 보이는데

이미 어둑어둑 해져 은하수 같은 빛을 하나 둘 씩 켜가는 모습이, 멀리서 보는 여행객 들에게는  곤궁한 살림보다 아름다움이 먼저 들어와

 탄성을 지르게 한다.

고된 한 주의 일과를 마친 가족들을 위해 어머니들이' 엠빠나다'를 굽기위해 총총히 부엌 불을 켜는 것일까.

작고 아담한 거실에는 음식냄새가 넘쳐흐르고 크고 순진한 눈동자를 한 아이들은 저녁식탁에 죽 둘러앉아 달그락 재잘거리며 

식사할 생각을 하니 여행자의 배도 꼬르륵 거린다.

하지만 에콰도르에 와서 몇번 먹어본 현지음식은 맛은 그렇다 쳐도 우리 입맛에는 심하게 짜다.

지원아빠가 어제 와 먹었다는 비교적 안심 할 만한 식당에서도 주방장이 실수로 소금통에 떨어뜨린 것 같은 돼지고기 튀김이 나온다.

고기를 씹는 것인지 소금을 벗겨내는 것인지  입안에서 살살 굴리다 뜨겁게 데운 와인으로 입가심을 해서 넘긴다.

 알코올이 다 날라간 향 만 남은 따뜻한 와인은 쌀쌀해진 날씨 탓에 몸 안에 기분 좋은 온기를 주며 흐른다.

와인 때문인지 이국적인 식당 분위기에 취해 선지  "양고기는 먹을 만해" 정도의 너그러움과 포만감 정도는  주었던 것 같다.







라론다에서 좋았던 또 하나는 안전하고 저렴하고 비교적 넓은 주차장 시설이다.

구시가지엔 도로가 좁고 차 댈 곳이 마땅치 않은데 낯선 관광지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뒤 느긋하게 차를 타고 올 수 있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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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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